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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1 14:16:40 조회 : 39         
202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총장 졸업권설 이름 : 관리자   



생명문명시대를 열기 위한 새로운 교육

 오늘 우리는 코로나로 할 수 없었던 학위수여식 및 졸업식을 3년만에 거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졸업했던 여러분의 선배들은 2년 동안 어렵게 공부하고 이런 과정 없이 졸업해야 했습니다.
학위수여식 없이 가니까 마침표를 제대로 찍지 못한 채 마치는 듯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렇게 학위수여식을 하게 되니까 다행스럽습니다.

여러분은 지난 2년간 코로나 상황 속에서 공부했습니다.

3년 넘게 코로나와 함께 살다 보니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익숙해져서 마스크를 벗어라 해도 선뜻 벗지 못하는, 비정상의 상황이 정상화된 것 같은 착각을 하게도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는 현대 인류문명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학위수여식을 하면서 학문의 전당으로서 인류의 삶을 이렇게 만든 코로나에 대한 성찰을 안 하고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 발생 배경과 원인에 대해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공통된 의견은 코로나가 기후변화, 생태 위기, 오늘과 같은 인류문명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직전인 20201학기 종강예배 설교 시에 제가 언급한 바 대로 인간이 개발의 탐욕으로 자연의 경계를 무자비하게 침범한 것이 에볼라, 사스, 메르스, 코로나 등 21세기에 계속되고 있는 질병 위기를 불러온 원인 중의 중요한 것이고 거기에 인간의 기술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과학 기술의 오만함이 뒤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는 교육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 말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인간의 잘못된 지식과 사고방식이 종래에는 얼마나 큰 재앙으로 다가오는지 이번 코로나 사태가 잘 보여준 경험입니다.

계몽주의가 이끈 인류문명의 근대역사는 인간이 자연을 소유의 개념으로 지배하는 역사였습니다.

이런 인식을 하게 하는 데는 신학, 철학을 비롯한 모든 인문학과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과학, 경영학 등 사회과학과 심지어 문화 예술까지도 기여했고 이 인식론에 근거하여 근대문명을 형성한 결과 우리는 이 참담한 문명의 딜렘마를 맞은 것입니다.

코로나는 인간이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느냐에 대한 근대 인류의 사고와 관점의 잘못으로 인류 전체가 그동안 쌓아온 문명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준 경험입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에 걸쳐 우리 학교가 안동시의 후원으로 진행한 인공지능시대의 인간 정신문화 심포지엄에서도 이 점이 핵심적인 원인임을 성찰했습니다.
심포지엄은 대안으로 이제는 인간과 자연 모두, 즉 우주의 모든 생명망이 인간과 자연이 주체와 객체의 관계가 아닌 인간과 자연 모두 생명의 주체로서 하나의 생명망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인식이 바뀌고 관점이 바뀌고 삶의 방식이 바뀌어야 하고 문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함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신학자로서 인류가 2000년대로 진입하면서 인류문명은 이제 산업문명, 후기산업문명을 넘어서 생명을 중심으로 하는 생명문명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해 왔는데 이제 우리 인류문명은 앞으로 이 방향을 나아가야 합니다.

인류문명이 지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생명문명(生命文明)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부분이 바로 교육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생명문명시대를 열자면 결국 새로운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문명적으로 앞서 있었다고 생각한 서구가 이번 코로나에 대한 대응에서 보인 취약점은 바로 서구가 갖고 있는 이분법적 인식론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포지엄에서 도출된 대안의 방향은 이분법적인 서구의 인식론으로는 새로운 상생생명세계에 대한 사고를 할 수 없으므로 앞으로 모든 생명세계가 유기적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고를 하는 아시아의 관계적 인식론으로 논리도 재구성하고 사고도 재구성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일전에 컴퓨터의 한글 프로그램이 자동업데이트가 되질 않아서 한글과컴퓨터 본사에 문의해 본 적이 있습니다.

한글과 컴퓨터에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초기화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설정도 초기화하고 내부 데이터도 기본값으로 모두 초기화하고 새로 시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현대 인류문명의 딜렘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론을 초기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사고를 하나님이 창조하신 원점으로 다시 돌이켜 새롭게 인식하고 사고하는 등 교육 전체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de-learning’‘re-learning’을 해야 합니다.

‘de-learning’, 즉 지금까지 배웠던 것을 삭제하고, ‘re-learning’, 즉 새로운 관점에서 새롭게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학교는 그동안 인공지능시대의 인간의 인간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습니다.

인공지능과 아울러 코로나, 기후위기, 지방소멸 등 오늘 인류문명이 당면하고 있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대해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대한 성찰도 해 왔습니다.
지금 인공지능시대, 코로나상황을 포함하여 전 세계 인류가 당면한 최대의 문명구조적 문제는 지구온난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인간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공지능 등 기술문명과 경제와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인간은 차가워져 간다는 사실입니다.

인간 정신의 냉동화라 할까요?

그래서 저는 우리 학교가 지구온난화는 막고 인간은 온난화시키는 교육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구온난화 NO / 인간온난화 YES

신학과 사회복지상담학과 음악학과를 두고 있는 우리 학교는 앞으로 global warming 즉 지구온난화는 막고 human warming, 즉 인간은 따뜻하게 하는 인간온난화를 우리의 교육철학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신학은 목회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이 세상, 이 우주와 하나님을 따뜻하게 연결하는 학문을 해야 하고, 사회복지상담학과는 복지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섬김의 학문을 해야 하고 음악학과는 연주기법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문화를 따뜻하게 만드는 음악을 목표로 두고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졸업하는 여러분들은 이 과제가 무엇인지를 심중히 성찰하며 이후 미래를 생각하여야 할 것입니다.

졸업생들은 이제 학교를 떠납니다.


그러나 경안대학원대학교는 지난 2년간의 여러분의 배움의 집이 아니라 영원한 여러분의 배움의 집으로 여러분 곁에 남겠습니다.

같이 졸업한 학우들과도 늘 사귐을 계속하고 교수님들과도 연락하고 학교 홈페이지도 방문하고 학교가 의미 있는 학술행사를 할 때 자주 찾아오시고 하면서 지속적인 관계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

그 동안 공부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여기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여러분은 이제 우리 학교의 이념 그대로 세상을 변혁시키는 전문인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지구의 온난화는 막고 인간을 따뜻하게 만드는 전문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앞길에 하나님의 은총과 평화가 늘 함께하시길 빕니다.


2023217

경안대학원대학교총장
신학박사 박 성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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